(반려동물뉴스(CABN)) 20대 전문 연구기관인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 20~39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량조사 결과와 20~39세 남녀 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성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심층 분석한 ‘2018 밀레니얼 세대 행복 가치관 탐구 보고서-밀레니얼 세대 시선’을 23일 발표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규정하기 위해 2년 이내 다수의 미디어를 통해 회자된 라이프스타일을 바탕으로 연구원/전문가 논의 과정을 거쳐 대학 진학, 취업, 승진, 결혼, 자녀, 노후 준비 등 지금까지의 ‘보편적인 삶’과 다른 삶의 방식을 다음과 같이 총 7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갭이어/No대학(대학 진학 전 또는 학업이나 직장생활을 잠시 중단하고, 미래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 보며 시간을 갖는 사람들) △Go지방(빡빡하고 빠듯한 삶을 피해 서울에서 지방 대도시로 이주하거나, 대도시조차 피해 더 조용한 도시 혹은 귀촌을 의도적으로 선택한 사람들) △멀티Job(한 가지 직업이나 직장만을 갖기보다 자신의 재능, 취미 등을 활용해 여러가지 수단으로 생계를 잇는 사람들) △No재테크(미래를 위해 정기적/계획적인 저축이나 재테크를 하지 않는 사람들. 일시적이고 단기적 목표만을 위해 돈을 모으거나 쓰고 남은 약간의 여윳돈을 보유하는 경우도 포함) △비혼주의(결혼을 하지 않고 싱글의 삶을 살기로 결정한 사람들) △No키즈(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부부) △쓰죽회(다 쓰고 죽자란 뜻으로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여행,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을 하며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노년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
◇이해도 1위 ‘Go지방’, 향후 의향 1위 ‘쓰죽회’
일곱 가지 유형의 사람을 얼마나 이해하는지(이해도), 내 가족이 해당 유형이라면 지지할 수 있는지(가족 지지도), 나도 이런 선택을 할 의향이 있는지(향후 의향) 등 세 가지 차원을 측정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이해도 1위는 ‘Go지방(82.1%)’이었고, ‘갭이어/No대학(79.6%)’, ‘쓰죽회(78.4%)’가 뒤를 이었다. 가족 지지도 또한 동일하게 ‘Go지방(77.9%)’, ‘갭이어/No대학(74.1%)’, ‘쓰죽회(74.0%)’ 순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는 도시의 빡빡한 삶을 청산하고 조용한 곳에서 정착하려는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공감하고 있으며 내 가족의 ‘Go지방’을 지지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한편 향후 의향 1위는 ‘쓰죽회(70.8%)’로 나타났고, ‘갭이어/No대학(62.9%)’, ‘Go지방(61.8%)’ 순이었다.
◇Go지방 “시간도 마음도 여유로울 수 있으니까 도시를 벗어나보고 싶어요”
밀레니얼 세대에게 ‘Go지방’의 가장 큰 매력은 각박한 삶으로부터 벗어나 몸과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이 이번 겨울에도 흥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 반대로 익숙한 도시를 벗어난다는 점을 단점으로 들었다.
‘Go지방’을 선택한 30대 후반의 김 씨는 “의미 없이 불안정한 나날이 반복되는 고리를 끊고 싶어서 무작정 사표를 내고 고향으로 내려왔다”며 “처음에는 도피하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회복된 느낌이 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달라졌다. 예전보다 소득이 많이 줄어도 이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갭이어/No대학 “커리큘럼 같은 삶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라 꼭 필요해요”
일부 대학교에서는 ‘대2병’의 방황과 휴학 대신 자유학기제라는 대안을 내놓았고, 중학교에는 자유학기제에 이어 자유학년제가 도입될 정도로 시간적 여유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적절한 시기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갭이어/No대학’시기에 반드시 무엇을 배우거나 경험하지 않아도 휴식을 취하거나 미래를 고민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도 밝혔다.
수능 이후 스스로 ‘갭이어/No대학’을 선택했던 20대 초반의 권 씨는 “우리 사회는 졸업-대학-군대-자격증-취직으로 짜여 있어서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다”며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고 어떤 사람인지 돌아보려면 갭이어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쓰죽회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노년에는 나에게 집중하며 즐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대신 그 재산으로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남은 인생을 보내려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 소비뿐만 아니라 재능기부, 봉사활동 등을 통해 인생을 즐기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 밀레니얼 세대는 열심히 살아온 만큼 노년에도 얼마든지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그 권리를 존중하려는 태도가 특징적이었다.
30대 초반의 기혼자 김 씨는 ‘쓰죽회’에 대해 “부모님께 권하고 싶다. 부모님은 자식들을 케어해야 하는 세대였지만 우리부터는 바뀔 테니까 부모님도 이렇게 사시길 바라고 내 자식도 이렇게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비혼주의&No키즈 “공감은 하지만 내가 실제로 할 가능성은 낮아”
이번 조사에서 ‘비혼주의’와 ‘No키즈’는 이해도는 높지만 가족 지지도와 향후 의향에서 크게 떨어졌다. 즉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막상 내 가족이 이와 같은 선택을 한다면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기에는 조금 어렵고, 내 자신도 이러한 선택을 할 확률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었다. 다만 응답자별 차이가 있었는데 ‘비혼주의’는 19~24세 여성, ‘No키즈’는 19~29세 여성이 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 No키즈를 고려 중이라는 20대 후반의 직장인 유 씨는 “현재 직장에서도 여직원은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퇴사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많은 여직원이 결혼 후 커리어를 포기하게 되는 과정을 보면서 안타까웠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멀티Job&No재테크 “이해할 수는 있지만 불안정한 삶이 걱정돼”
조사에서 ‘멀티Job’과 ‘No재테크’의 경우 향후 의향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멀티Job’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으로 20대 후반 김 씨는 “좋아 보이지만 불안정하고 위험할 것 같아 내키지 않는다”며 “계속 멀티Job으로 살면 가족이 싫어할 것 같다”고 말했다.
‘No재테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다는 20대 초반의 김 씨는 “허리띠를 졸라 맬 필요는 없지만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어느 정도의 노후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30대 후반의 박 씨는 “저축을 하지 않다가 노년에 경제적 여력이 없으면 미래세대의 사회적 비용 부담이 커질 것 같아서 좋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김금희 책임연구원은 “현재 밀레니얼 세대는 미디어와 SNS, 여행 등을 통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접하면서 본인은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삶의 방식에는 정답이 없고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각 미디어에서는 특정 라이프스타일에 ‘성공한 삶’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지양하고, 밀레니얼 세대를 위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다각도로 보여줬으면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